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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버마 민주주의와 인권에 관심 가져야 하는 이유[트라우마센터]
이름 관리자 날짜 2015-04-30 조회수 1347

*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사무차장이 트라우마센터에 기고한 글입니다.

 

 

 

‘안녕 아시아!’는 안녕하지 못한 아시아 곳곳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기획입니다. 각 국가별 고문 및 부당한 처우로 인한 인권상황이 어떠한지, 관련 생존자들을 위한 심리치료 및 여러 지원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지난 호에서는 버마의 현대사를 짚었습니다. 이번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버마의 현재 정치적 상황과 2015년, 한국사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야기합니다. /편집자

※1989년 버마의 군사정권은 국가 기강을 이유로 국호를 ‘버마’에서 ‘미얀마’로 개정했으나 버마민주화운동가들과 지지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버마’란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로에 선 버마의 민주주의

사진1버마는 올해 10월 총선, 11월 대선을 치른다. 1990년 총선에서 아웅신 수키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이 압승한 선거결과를 쿠데타로 뒤엎은 후, 독재정권을 유지해 왔던 버마 군부는 2010년도에 일방적으로 군부에게 유리한 헌법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NLD가 불참한 선거를 통해서 군부가 주축이 된 현 집권당은 대통령과 의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였다.

떼인 세인(Thein Sein) 대통령이 개방 및 개혁조치에 나서고 NLD도 보궐선거를 통해 의회에 진출하면서 버마가 정치적 안정을 이룰 것으로 국내외의 기대를 받았다. 현 정권의 개방 및 개혁 조치로 중국 일변도의 외교관계에서 벗어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현 정권에 대한 버마 국민들의 지지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올해 선거가 치러진다면 당초 예상과 달리 NLD가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2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현재 버마 헌법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독소조항들이다. 독소조항의 대표적인 것이 “직계가족이 버마 시민권자인 경우에만 대통령 출마가 가능”한 것인데, 아웅산 수키 여사는 남편과 자녀들이 영국 시민권자라 헌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더욱이 여전히 버마 전반에 걸쳐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군부는 상원·하원 의석의 25%를 할당받고 있으며, 상원·하원이 함께 대통령 후보 추천 권한도 가지고 있다.

만약 올해 10월로 예정된 총선 전에 헌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총선에서 NLD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더라도 아웅산 수키 여사의 나이를 고려하면 아웅산 수키 여사에게 다음 기회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NLD는 물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국제사회까지 나서서 총선 전에 헌법 개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버마 군부는 아직까지 헌법 개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최근 아웅산 수키 여사는 다가오는 총선에 NLD가 불참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헌법 개정을 요구하면서 올해 선거를 앞두고 버마 정국의 긴장감은 높아가고 있다.

버마의 민주주의가 중요한 이유

사진340년이 넘는 군사독재체제 하에서 버마의 인권문제는 국제사회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다뤄져 왔다. 지난 3월, 유엔인권이사회에서는 이양희 유엔 버마 인권특별보고관의 버마 인권상황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한국인 최초로 유엔 인권특별 보고관에 선출된 이양희 교수는 무슬림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 정부군과 소수민족과의 내전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자원개발사업 과정에서 주민들이 강제 이주 당하는 문제 등을 지적하였다. 이렇듯, 버마의 인권문제는 버마 뿐 아니라 버마 주변국의 인권과 평화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지역적 과제이다.

지난 3월 31일, 버마 정부는 16개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휴전협정을 체결하면서 내전문제에 진전을 이뤄냈다. 그럼에도 여전히 버마의 인권문제는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버마 정부가 교육법 개악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행진에 대해서 지난 3월 10일, 양곤 북쪽으로 140km 떨어진 레파단(Letpadan)지역에 도착한 학생시위대에 경찰과 용역을 동원해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고 100명이 넘는 시위대를 연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버마 경찰은 쓰러져 있는 학생들을 수차례 구타했고, 이 과정에서 팔뚝에 “의무”라고 쓰인 빨간 완장을 찬 용역들이 동원되면서 버마 정부가 다시 과거의 강압적인 통치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며 국제사회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사진4그럼에도 테인 세인 대통령은 서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총격과 사망(gunfire and death)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면서, 경찰의 진압행동을 오히려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에 대한 강경진압은 향후 버마 선거 국면에서 대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질 경우, 군부의 개입을 포함한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버마 정부가 헌법 개정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국제사회 갖은 노력으로 진전돼 왔던 버마의 민주주의는 자칫 좌초할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다. 만약 버마가 과거로 회귀한다면, 올해 선거를 앞두고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고 있는 태국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 전반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한국 사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

한국 정부와 기업은 풍부한 지하자원과 저임금 노동력이라는 버마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투자와 협력사업들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올해 3월 4일, 버마 경찰은 학생들의 시위진압에 등장했던 바로 그 용역들까지 동원하여 한국의류공장에서 파업 중인 노동자들의 농성을 강제 진압하였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한 달 이상 파업 중이던 노동자들을 강제해산시키는 과정에서 30명의 노동자들이 연행되고 이 중 14명이 기소 당했다.

사진5버마 정부의 공권력 투입 뒤에는 한국기업은 물론 현지 한국 대사관의 요청이 있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버마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파업이 시작된 후 2일 만인 지난 2월 4일, 주 버마 이백순 대사는 버마 노동부장관을 만나 파업노동자들의 불법행위에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실제로, 2월 20일과 3월 4일에 거쳐, 한국의류공장의 파업농성장에 공권력이 투입되었고, 파업노동자들은 평화적인 파업과 시위를 벌였음에도 사회의 공공 안녕을 위협했다는 혐의로 처벌을 받고 약 140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당했다.

이렇게 개발도상국에서는 외국기업의 투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노동자들과 주민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인권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국가에 투자하는 기업과 그 기업의 본국 정부에게 인권침해 방지대책을 세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사진6다른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한국정부와 기업은 버마의 민주주의와 인권문제에 특히 더 신경을 써야만 한다. 우선, 버마는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인권취약국가이다. EU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버마 투자에 있어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만약 한국 기업의 활동이나 정부의 ODA(공적개발원조)사업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한다면 곧바로 국제적인 인권문제로 비화될 것이다.

또한, 한국은 UN사무총장과 UN버마 인권특별보고관을 배출한 국가로 국제사회가 버마의 민주주의와 인권문제에 쏟고 있는 노력을 인식하고, 기업의 투자와 개발협력 사업에서 인권존중이라는 모범을 만들어나갈 책임이 있다. 최저임금을 비롯하여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할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한 버마에는 어린 여성노동자들이 하루 12시간 이상, 휴일도 없이 일해야 받는 10만 원 정도의 월급 대부분을 고향에 송금하는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사진72013년, 필자가 버마를 방문했을 때 한국기업에서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배우 이민호씨의 브로마이드를 선물 받고 좋아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한국 드라마 시청이 유일한 낙인 노동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체포와 구속까지 각오해야 함에도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지 이해한다면, 한국기업과 정부는 공권력 투입요청부터 하는 현재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한국과 버마는 일제 식민지와 군사 독재라는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민주화 투쟁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시민사회는 각별히 버마에 관심을 가지고 버마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연대해 왔다.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한국과 버마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국제 선거감시단에 참여하는 것부터 새마을 운동 보급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는 정부의 개발사업과 기업 투자에 대한 감시에 이르기까지 2015년에는 한국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

※원문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http://tnt.gwangju.go.kr/bb/?subKey=0103000000&boardID=news_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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