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국제민주연대 활동을 마치며>

자원활동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민정

‘기업규탄’, ‘국제적’, ‘노동권 보호’, ‘민주연대’ 등의 키워드가 국제민주연대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정치외교 전공자이자 법학 전공자으로서 정치와 경제, 그리고 법 사이의 관련성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에, 큰 기대를 갖고 자원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활자로만 파악했던 내용들이 현실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거치고 있는지 궁금했고, 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초반의 활동은 사실상 파악의 단계였습니다. 생소한 단체명을 파악하고, 한 사건마다 그 전말을 이해하는 데에 바빴기에, 거시적으로 구조를 바라보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정치외교학과를 간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UN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였지만, 고려대학교에서는 국제기구의 공신력을 인정하시는 교수님들이 적으셔서 관련 지식을 전공 수준으로 얻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런 아쉬움을 그나마 국제민주연대에서 해소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UN 내의 다양한 인권 감시/관리/규탄/견제 기관들이 존재하고, 특별사무관이나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체계적인 사회권 및 자유권 보장의 기제들에 놀랐습니다.

코로나-19 로 인해서 재택 근무가 많아, 궁금증들을 직접적으로 해소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고 활동의 다양성을 추구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5-6월 코로나-19로 인해서 직업의 자유를 침해받은 노동자들의 사례들이 많이 보고되었고, 비슷한 시기에 LG 화학의 가스유출사고, 홍콩보안법, 조지플루이드 사건 등 메인 이슈들이 많이 등장하며, 적극적으로 기자회견에 참여하거나 성명서를 발표하는 데에 참가할 기회들이 많아졌습니다.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다양한 인권활동가 분들과 변호사님들을 뵙고 대화하며, 생각의 각도를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했을 때, 각 활동가 분들마다 본인이 대표하시는 단체 및 조합의 입장에 집중해서 사건을 해석하고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들으며, 한 사건을 권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펼쳐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권, 자유권, 보상권, 사회보장권, 알 권리 등 이외에도 다양한 권리들을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동남아시아 관련 인권 침해 사례들을 번역하고 이해하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전공 시간에 각 지역의 정치 체제에 대해서 배웠지만, 막상 기업과 정부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전공 지식과 실무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어느 정도 체감했고, 리서치를 통해서 그 부족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홍콩의 경우, 홍콩 보안법의 구조와 그 통과, 작동 과정에 대해서 꽤 심도 있는 자료를 분석했었는데, 그 자료 분석은 이후 홍콩 시위 관련 기자회견에서 각 활동가들의 의견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법학적, 정치학적 관심을 가졌던 저에게 국제민주연대에서의 활동은 인권 보장의 방식에 대한 고민을 구체화하고, 생각을 다각화하며, 정치, 경제, 법 사이의 상호관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국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함께 활동한 동료들에게도 함께 공부하고 같은 것을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